세음

[스크랩] Re: 11월의 Note : 끌로드 모네 (Claude Monet)의 수련 연작

redcula 2009. 1. 4. 01:53

요즈음 화가들의 그림을 표지로 삼은 수첩이나 노트들이 인기죠. 저도 오늘 어떤 분에게서 모네의 수련 그림이 그려진 노트를 선물받았습니다. 모네가 그린 <수련> 연작은 언제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 주죠.

 

끌로드 모네가 지베르니로 내려가 정원사처럼 일을 하며 탄생시킨 <수련> 연작, 올해 우리 나라에서도 모네전이 열려서 많은 분들이 <수련> 연작을 눈 앞에서 직접 감상하셨을 겁니다.

 

모네가 <수련> 연작을 시작하게 된 배경에는 그의 절친한 친구였던 조르쥬 끌레망소의 격려가 있었습니다. 모네는 마침내 <수련> 연작을 시작하면서 끌레망소에게 이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편지로 보냈습니다. 그 때 이미 시력이 손상되어 있었던 모네의 심경이 이 편지 속에 선명하게 담겨 있습니다.

 

"색채는 예전처럼 찬란하지 않네. 형태는 지금도 정확히 묘사해 낼 수 있지만, 더 이상 빛의 미묘한 차이를 정확하게 그릴 수가 없소. 작은 다리 옆에 양산을 받치고 캠프용 의자에 앉아 여러 시간 동안 온통 햇볕을 받으며 내 팔레트가 생기를 되찾게 해 보려고 노력했지. 그러나 옛날 작품과 비교하니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들었지. 그래서 모두 팬 나이프로 난도질을 해 버렸네. 그러나 가까이에서 보면 색채의 섬세함이 무디지만, 적어도 뒤로 물러서서 넓게 대상을 바라볼 땐 눈이 나를 속이지 않더군. 이것이 새로운 구성의 시작이 되었네. 밝은 빛의 탐구는 이제 영원히 불가능한 것을 알았네. 하지만 어두운 색조에 둘러싸인 선명하고 강렬한 색만은 예전만큼 잘 볼 수 있었지."

 

모네가 시력을 점점 잃어가던 말년에 그렸던 <수련> 연작, 이백 점이 넘는 방대한 분량을 캔버스에 그려 낸 그의 노력이 어떤 과정에서 탄생되었는지를 실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력을 점점 잃어가면서 섬세한 빛의 묘사는 잃어버린 대신, 멀리서 전체를 아우르는 시선을 얻어낸 노년의 대가, 시력을 잃는다는 건 불행한 일이 아니라 또 다른 세상을 얻는 일이라는 걸 모네가 입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네는 <수련> 연작을 통해서 추상표현주의의 출발점을 제공했습니다. 화가에게 있어서 어떤 새로운 사조의 출발점을 제공한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일까요? <해돋이>, <인상>을 통해서 인상파라는 새로운 사조를 사람들에게 인식시켰던 모네는 시력을 잃어가면서 추상표현주의라는 또 다른 장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후세 사람들에게는 <수련> 연작을 비롯한 아름다운 그림들을, 그리고 <모네의 정원>이라는 아름다운 정원을 남겨 주었습니다.

 

가장 친숙하고 아름다운 그림들을 남겨 준 인상파의 거장, 끌로드 모네를 11월의 노트에서 만나보셨습니다.

출처 : ★☆크로스오버 테너 임태경☆★
글쓴이 : 물마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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