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우리는 정류장에서 만날지 모른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는 버스표를 들고서
한번 끊으면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인생의 티켓을 들고서
그리하여 우리들이 함께 보낸 절대적인 시간도
아침 나절에 피는 나팔꽃처럼 빛나던 우리들의 사랑도
다른 방향을 향해 떠나는 버스처럼 가 버릴지 모른다
한때 그토록 가까웠던 우리가 남이 되었다니.....
사랑 / 김영현
<시간의 무늬>
설악산의 단풍을 올해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설악이든 아니면 조금 늦게 단풍이 드는 지역이든
먼 나라의 숲을 물들이는 단풍이든 온 세상이 아름답게 물들어가고 있을 무렵이죠.
꽃이 피는 봄, 그리고 단풍이 드는 가을은 우리에게 세상을 진심으로 보라고 권하는 계절입니다.
형형색색으로 피어나는 꽃을 보며 생명에 감사하고 감동적으로 물드는 단풍을 보면서
삶에도 저렇게 물들고 저무는 날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의 목소리가 거기 담겨있겠죠.
'보다'라는 단어는 한자로는 세가지로 쓸 수 있습니다. 시력이라고 말할 때 쓰는 볼'시(視),
견문, 견학이라는 말을 할 떄 쓰이는 볼 '견(見)', 그리고 관조하다 라고 할 때 쓰이는 볼 관(觀)자가 있죠.
이 세 글자는 똑같이 본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지만 노력하지 않아도 그저 보이는 것과
보려고 노력해서 보이는 것,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초월해서 깨달음로써 보이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조금씩 성숙해가듯 보는 것에도 이렇게 서로 다른 경지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풍이 들어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볼 때에도 그저 오가는 길 위에 있는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서 볼 수도 있겠고
가장 멋진 단풍을 찾아가는 여행을 즐기며 깊이 보는 경우도 있겠고 단풍이 들듯 작별하기 전에
마지막 선물을 보여주는 아름다움에 대해 깊이 생각하며 바라보는 것도 있을 겁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바라본다고 말할 때에도 그렇겠죠? 겉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움만 보기도 하고
그 사람이 애써 감추고 있는 깊은 아룸다움을 찾아내고 느끼기도 할 겁니다.
이 가을에 우리는 어떻게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느끼고 있는지 한 번 헤아려 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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